영작은 돈 안 되는 일 마다하지 않고 올바른 일이라면 도맡아 하는, 비교적 정의로운 30대 변호사이다. 그의 아내 호정은 전직 무용수였지만 현재는 동네 무용학원에서 춤추는 것이 전부인 30대 주부이다. 모범적인 변호사이자 가장이 되기를 희망하는 영작과 평범한 삶에 질린 호정 부부 그리고 입양한 7세 아들 수인, 이렇게 셋이 한 가족이다.
부부는 아들을 무척이나 사랑하지만, 아들 수인은 요즘 자신이 입양아라는 사실 때문에 혼란을 겪고 있다. 영작은 겉보기에는 바람직하기 이를 데 없는 남편이지만 호정은 그와의 섹스에서 더 이상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한다. 남편은 맘도 몸도, 변하는 것 아니냐고 일축해버린다. 영작의 아버지 창근은 6·25 때 가족을 잃어버린 아픈 기억에 평생을 오로지 술에 의존하여 살아온 중증 알코올 중독자로 간암 말기 선고를 받았다. 아내인 병한과는 섹스 한번 안 한 지 15년이 지났다.